(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Ethiopia Yirgacheffee Arecha)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는 커피 매니아들이 매우 사랑하는 커피죠.
그런데 이 생두, 로스팅이 만만치 않습니다.
내추럴 프로세스 생두는 비교적 로스팅이 잘 되는 편이어서 맛도 대체로 잘 나옵니다.
예가체프 아리차 워시드 생두는 로스팅이 만만치 않습니다.
생두가 뉴크롭일 때는 더 어렵구요.
아리차 로스팅 몇 차례 반복했습니다.
그냥저냥 마시자면 그런대로 마실 만은 하지만, 그럴려면 굳이 비싼 예가체프 아리차일 필요가 없겠죠.
아리차 고유의 매력 넘치는 향, 꽃향기와 베리류의 독특한 맛-이것은 한번 맛보면 잊기 어렵다는 걸 알거든요.
몇 차례 실패 끝에 제법 괜찮은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맛본 아리차 중에서도 상위 랭크를 줄만하다고, 스스로 기뻤습니다.
생두 프로필
지역: 남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고도: 1500m ~ 2100m
수확 시기: 11월 ~ 1월
정제 방법: Fully Washed
생두의 색깔은 옥빛 청색입니다.
보통 뉴크롭이 녹청색인데,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는 분위기가 좀 다르군요.
로스팅 과정
뉴크롭 생두 로스팅은 초반에 수분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이 예가체프 아리차도 그렇게 해 보았는데 맛이 평범합니다.
조금 변화를 주었습니다.
초반 약불 시간을 과감하게 줄였습니다.
초반 아주 약한 불을 약 1분 30초 주다가 중간 불로 약 2분, 그 후로 매우 강한 불을 주었습니다.
1팝 1분 전쯤에 할로겐 열을 조금 낮추었고 1팝 절정에서 할로겐을 꺼서 열풍으로만 진행했습니다.
그후에 차차 열을 낮추어 주다가 2팝 시점에서 매우 약한 불로 잠시 기다려 주면서 2팝을 진행시키다가 배출했습니다.
배출 온도는 194도, 로스팅 시간은 11분 6초였습니다.
갸름하면서도 도톰한 모양이 에티오피아 커피의 생김새입니다.
상온에서 이틀 두었다가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오일이 제법 비칩니다.
추출의 중요성
좋은 생두로 최고의 로스팅을 한 커피라도 추출을 잘 해야 커피가 주는 맛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나는 커피를 하리오 드립퍼로 2분 30초(불리기 시간 제외)에 추출하였습니다.
칼리타나 다른 드립퍼로 추출하면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입니다.
로스팅 후기
부담스러운 쓴맛이 없고 부드럽고 깨끗하며 예가체프 아리차 고유의 화려하고 진한 향과 맛을 내고 싶었습니다.
2차 팝핑까지 진행한 커피이므로 약배전 커피처럼 향이 강하지는 않습니다.
은은하면서도 또렷하게 얼굴을 내미는 향, 이것이 제가 심히 사랑하는 커피인데,
이번에 로스팅한 아리차는 이 수준에 근접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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